오늘 있었던 일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받아 잠도안오고… 어디 한풀이 할곳도 없고해서 끄적끄적 합니다.저는 강남에서 고기집을 제법 크게 운영하고 있는 30후반 남자입니다.직원 몇명과 알바를 두면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고 주방은 어머니가 손수 담당하고 있어요. 어머니가 손맛이 매우 좋기로 옛날부터 유명했었는데 그로인해 강남에서도 일회성이 아닌 집밥다운 밥을 먹을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져서 손님이 제법많고 저 역시도 매번 늘 바쁘고 정신없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매출 잘 나오고 있고 먹고사는데도 큰 지장없고 얼마전에는 서울에 제 집도 마련했지요.
이런 이유들을 설명하는 이유는 제 가게가 이렇게 잘 운영되고 있는 이유에는 저도 정말 열심히 살고 가게를 위해 많은 헌신을 하고 있지만, 그 외에도 위에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제 가게는 자그마한 반찬 무엇하나 공산품을 쓰지않고 어머니가 직접 만드셔서 손님상에 올리는것이 큰 역할을 하는것도 있습니다.그렇기에 가게 운영하는 것에 있어서 어머니와 이런저런 논의도 많이 하고 또 어머니의 의견도 중요시하게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저는 비혼주의가 아닙니다. 오히려 결혼주의자 입니다. 결이 맞는 사람을 만나서 더 늦기전에 결혼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지요. 결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여자친구와 어떠한 일로 인해서 헤어진지 4개월 정도 지났고, 결혼을 생각했던 여자와 헤어지고 나니 허무함도 상대적으로 컸습니다.그 이후로는 더욱더 일에 매진하면서 살았던 것 같네요. 이렇게 매일매일 바쁘게 살면서 여자를 만날 시간이 매우 제한되어 있어서저를 마음에 두고 있던 사람이 새로 나타난다 하더라도 너무나 바쁜 제 생활패턴과 쉽사리 여유가 나지 않는 저의 라이프를 알고서는 마음을 접어버리는 경우도 허다했습니다.배부른 고민일지는 몰라도, 이렇게 돈만버는 기계처럼 매일매일 바쁘게 일만하며 지내는 제 모습을 보니그냥 이런 생활이 1년 365일 변화도없이 살아가며 여자도 못만나서 40대를 맞이하고 결혼도 못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수도없이 드는 요즘입니다.그렇다면 이런 생활이 과연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무지성으로 돈만벌고 쓸시간이 없는 이런삶이 과연 나에게 어떠한 행복을 안겨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불현듯 밀려오기도 하더군요.행여나 어떠한 계기로 인해서 호감을 갖고 있는 이성을 만나는 경우가 생기게 되면 그 상대방에게 최선을 다하고 진심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얼마전에,옛 여친과 헤어진 뒤 일만하면서 살던 저에게 저보다 한참 어린 여자애를 우연히 알게 됐고 그 친구도 저에 대해서 많은 호감을 표현했으며 연락도 끊임없이 주고받고 잘 지내는 중입니다.이런 저런 대화를 해보니 무엇보다 그 여자 역시도 30대가 되기전에 결혼을 하고싶어 하더라구요.제가 맘에 들어하는 상대가 저에게도 호감을 보이고 또한 저와 마찬가지로 결혼에 대해서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그 호감이 조금씩 조금씩 더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오늘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저는 매주 일요일이 쉬는날인데, 지난 일요일에는 눈코뜰새 없이 바빠서 쉬지 못하고 출근을 했죠.그리고 그 여자애 역시도 본인 직장일때문에 저를 만날수 있는 시간이 한정적인데월요일인 어제 본인이 쉬는날이니 저보고 같이 저녁을 먹자고 하더군요.저는 원래 쉬는 날인 일요일에도 쉬지도 못했고 또한 일주일중에 월요일이 그나마 한가하며더불어 비까지 내리는 날이었기에 평소보다는 조금 한가할것이겠거니 생각하고 일단 출근했다가 적당히 한가한 시간에 퇴근을 해서 그 여자애를 만나면 되겠다 라고 생각을 했죠.
그 여자애는 제 가게 근처에서 친구와 카페에서 놀고 있을테니 제가 퇴근할쯤에 친구와 헤어지고 저를 만나겠다고 하더군요.그러면서 몇시쯤에 나올수 있겠냐 물어보니 얼추 저녁8시쯤에는 퇴근을 할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그때 나가겠다고 말을했습니다.그런데 이게 웬걸월요일+비가 내리는 날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미친듯이 바쁜 상황이 연출된것입니다.손님은 몰려오고, 제 약속때문에 손님을 안받을수도 없는 상황이고이미 시간은 8시를 훌쩍 넘긴상황에 그 친구한테서는 연락이 오고있는 상황이고..가게를 찾아주신 손님들은 어떻게든 케어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그 친구에게 상황을 설명하고무려 9시가 가까이 돼서야 가게를 나오게 됐습니다.그러면서 남아있는 직원들에게 급한 약속이 있어서 먼저 퇴근을 하겠다는 양해를 구했고어머니에게도 오늘 급한 약속이 있어서 먼저 들어가보겠다 말을 하고 퇴근을 했습니다.부랴부랴 택시를 타고 그 친구가 있는 카페에 갔더니 저를 1시간이나 넘게 기다렸더군요.뭐하고 있었냐 물어봤더니 핸드폰으로 이것저것 하고있었는데 얼마나 저를 많이 기다렸던지배터리가 1% 남아있더군요.너무너무 미안한마음에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같이 저녁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그 친구 역시 저를 이해해주고 제가 그렇게 늦은것에 있어서 큰 문제를 삼지는 않더군요.많이 고마웠고, 또 많이 미안했습니다.
그렇게 대화를 이어가고 1시간이나 지났을까.. 어머니한테서 갑자기 전화가 오네요.전화를 받아보니 계좌이체로 결제를 한 손님이 있었는데 저보고 입금이 확인이 됐는지를알아보려는 전화였습니다.큰 문제가 생긴것은 아닌듯해서 입금이 확인된것을 어머니에게 알려주고 전화를 끊으려했는데어머니가 갑자기 그러더군요
`너는 가게일보다 급한게 뭐가 있다고 퇴근을 해버리냐?`
이 말을 갑자기 해버리네요.정말 너무나도 뜬금없이 갑자기 그 말을 하는것입니다.전혀 예측도 못했고 그 말이 나올 타이밍이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했기에 그 말을 듣자마자 한숨부터 나오더군요.정말 기분이 뭐랄까…약간 꼭지가 도는듯한 기분이었습니다.
나는 내 사생활이란게 전혀 없이 일거수 일투족을 다 말해야되는건가?나는 30후반이라는 나이에 아직도 내 부모한테 이런 말을 들어야되는건가?내 사생활이 전혀 보장되지 않는다는 생각과 함께 완전하게 내가 무시당하는 느낌,원래 쉬어야하는 일요일에도 출근을 했었고, 나를 1시간 이상이나 기다린 상대방을 생각해서라도최대한 좋은분위기를 유지하고자 했는데 어머니의 그 한마디를 듣는순간 억장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더군요.심지어 어머니한테 전화가 왔던 그 상황의 가게 cctv를 보니까 얼추 바쁜 상황이 끝나고 손님들이빠져나갔을 상황이었기에 제가 없었어도 큰 문제가 되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도대체 뭐가 맘에안들고 뭐가 불만이었기에 그런 말을 전화로 내뱉는걸까.내가 약속이 있어서 먼저 나가보겠다고 말을 했음에도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걸까.그냥 한명있는 아들이 결혼도 못하고 이렇게 일만하고 살길 바라는걸까.별의별 생각이 다 들고 그 말한마디로 인해서 내 앞에 있는 그 친구에게도 표정의 변화를 보이게 됐죠.
아… 우리 엄마도 결국은 이렇게 배려할줄 모르고 이해심 따위는 개나 줘버린 성격 드세고 말 안통하는 할머니가 되어가는건가…. 하는 생각까지도 들었습니다.문제는 이런적이 한번이 아니라는것이죠.평소에는 정말 성실하게 열심히 출근해서 가게일에 몰두해도조금이라도 내 개인적인 약속와 일이 생기면 그것을 그렇게 못마땅하게 생각한다는 겁니다.마치 정말로 제가 1년 내내 가게에만 붙들려서 그 어떠한 개인적인 약속도 허용을 못하는 사람처럼 보여요.
물론 제가 가게의 사장이고 대표이자 얼굴이기 때문에어떠한 부분보다 가게일을 1순위로 생각하여야 한다는것은 부정하지 않겠습니다.하지만 저 또한 사람이지 않겠습니까?저도 쉬는날이 있어야하고 저도 개인적인 약속이 있고 저도 사람을 만나야 연애도하고 결혼도하고지금보다 더 발전이 있겠지요.그래서 저는 돈을 버는것에만 연연하는것이 아닌 어느정도 삶의 숨통을 트여주고쉬는 시간도 주면서 적절히 워라밸을 지켜야한다고 생각하는데우리 어머니는 너무 옛날사람이라 그런가 저와는 생각이 달라보입니다.
오늘 다행이도 그 친구와는 마무리를 잘 지었고 대화도 좋게 끝나서 망정이지만..어머니의 그 전화를 받았을때는 정말 너무너무 크게 화가났고 대체 이것을 어떻게 해결해야만 좋을까싶고스트레스도 너무 많이 받네요.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요.제가 잘못된것이 있다면 무엇을 잘못했던 것일까요.원래 가족끼리는 같이 장사하는거 아니라고 했는데 요즘 그 말이 게속 머리속을 맴도네요.너무너무 답답하기만 합니다.